프랑스 니스 카니발에서 만나는 유럽 최고의 거리 퍼레이드

 

니스 카니발은 프랑스 남부 휴양 도시 니스에서 매년 2월 중순에 개최되는 유럽 3대 카니발 중 하나로, 화려한 꽃차 퍼레이드, 풍자 인형, 생동감 넘치는 거리 공연이 어우러지는 대규모 축제이다. 이 축제는 프랑스 리비에라의 따스한 분위기 속에서 전통과 현대가 융합된 문화의 향연을 선보이며,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겨울의 추억을 선사한다.


 


지중해의 겨울을 수놓는 환상적인 축제의 향연

프랑스 남부 해안에 위치한 니스(Nice)는 따뜻한 기후와 고풍스러운 도시 풍경, 지중해의 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유럽 최고의 휴양지로 꼽힌다. 특히 겨울철인 2월, 니스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하나의 거대한 무대로 변모한다. 바로 ‘니스 카니발(Carnaval de Nice)’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 카니발은 베네치아 카니발, 테네리페 카니발과 함께 유럽 3대 카니발 중 하나로 손꼽히며, 매년 약 백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대규모 축제다. 니스 카니발의 기원은 13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며, 19세기부터는 본격적인 퍼레이드 형식의 카니발로 발전하였다. 이 축제는 매년 특정한 주제를 중심으로 기획되며, 이에 맞춰 수십 개의 퍼레이드 차량과 대형 조형물, 생생한 퍼포먼스가 연출된다. 특히 각 퍼레이드 차량에는 거대한 캐릭터 인형이 탑재되어 유머와 풍자가 가미된 연극적 요소를 더하며, 참여형 퍼레이드 형식으로 관람객과의 거리를 좁힌다. 기후적으로는 따뜻한 지중해성 겨울 덕분에 야외 행사가 무리 없이 진행되며, 밤에도 퍼레이드가 이어지기 때문에 도시 전체가 형형색색의 조명과 음악으로 물든다. 거리 곳곳에는 가면을 쓴 사람들, 전통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 각국의 거리 예술가들이 뒤섞여 하나의 ‘움직이는 예술 축제’로 구현된다. 이처럼 니스 카니발은 단순한 관광 행사가 아닌, 역사와 예술, 공동체 문화가 결합된 유럽 전통 축제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꽃, 풍자, 예술이 융합된 퍼레이드의 정수

니스 카니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꽃 퍼레이드(Bataille de Fleurs)’이다. 수십 대의 장식된 꽃차 위에 배우와 모델들이 올라타 관람객들에게 꽃을 던지며 퍼레이드를 진행하는 이 이벤트는, 니스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매년 약 100,000송이 이상의 꽃이 사용되며, 주로 현지에서 재배한 프리지아, 라넌큘러스, 데이지, 장미 등 향기롭고 다채로운 꽃들로 장식된다. 꽃 퍼레이드는 니스의 온화한 자연과 향긋한 풍경을 예술로 승화시킨 대표적인 퍼포먼스로, 카니발의 서정성과 생동감을 동시에 담아낸다. 두 번째로 주목할 만한 행사는 ‘왕의 퍼레이드(Corso Carnavalesque)’다. 니스 카니발에는 해마다 ‘왕(Le Roi)’이라는 상징적 인물이 등장하며, 이에 기반한 테마로 축제가 기획된다. 왕과 왕비의 캐릭터는 거대한 인형 형태로 퍼레이드 차량에 탑승하며, 주변에는 패러디적 요소를 가미한 인형과 상징적 구조물들이 따라붙는다. 이 퍼레이드는 풍자와 해학이 주를 이루며, 정치, 사회, 환경 등 시사적인 주제를 과감하게 표현하는 장면도 많아 관람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또한 니스 카니발은 ‘빛의 퍼레이드(Corso Illuminé)’를 통해 밤의 도시를 더욱 환상적으로 꾸민다. 형형색색의 조명과 레이저, LED 특수효과가 어우러져 낮과는 전혀 다른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퍼레이드의 역동성을 강조한다. 이 밤 퍼레이드는 특히 가족 단위의 관람객이나 연인들에게 로맨틱한 추억을 선사하는 장면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외에도 가면 무도회, 지역 예술가들의 거리 공연, 전통 음악 연주회, 대규모 꽃 전시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가 함께 진행되어 니스 카니발은 단일 퍼레이드가 아닌, 하나의 도시 축제 생태계로 확장된다. 이는 지역 예술 진흥과 관광 수익 창출, 공동체 화합에 이바지하는 모델로서 타 도시의 축제들과 비교해도 단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유럽의 전통과 현대를 잇는 문화 관광의 결정판

니스 카니발은 그 화려함과 예술성으로 단순한 거리 이벤트를 넘어선 복합문화관광 콘텐츠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이는 단지 관람객을 위한 퍼포먼스가 아니라, 니스 시민들의 삶 속에 깊이 뿌리내린 전통이자 자부심으로 기능한다. 매년 열리는 이 행사는 수세기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면서도, 지역의 문화정체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니스 카니발은 예술과 유희, 자연과 기술, 전통과 현대가 절묘하게 융합된 행사로, 각국에서 모인 관람객들에게는 단순한 관광이 아닌 감각적·정서적 경험을 제공한다. 축제 기간 동안 도시는 하나의 무대가 되고,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배우가 되는 이 ‘열린 연극’은 수동적 소비가 아닌 능동적 참여의 장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포맷은 현대 도시 축제가 지향해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며, 유럽 문화유산의 지속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된다. 관광 측면에서도 니스 카니발은 경제적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 지역 숙박업, 외식업, 문화산업이 축제와 연계되어 활성화되며, 예술인들과 창작자들에게는 창의성을 발현할 수 있는 무대가 된다. 또한 카니발을 매개로 니스가 세계 무대에서의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는 효과도 크다. 결국 니스 카니발은 프랑스 리비에라의 겨울을 가장 따뜻하고, 창의적이며, 잊지 못할 시간으로 탈바꿈시키는 힘을 지닌 행사이며, 유럽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서의 역할을 지금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